이름도 없는 듯한 돈나물에도 꽃이 핀다는 것을 아시나요?

2021. 9. 19. 01:17블로그소개/이영섭편집장 글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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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주택 편집장 이영섭-

봄봄봄 봄이 오면 보통 시골 담 옆에, 마당 한 귀퉁이에 심지도 돌보지도 않았건만 잔디처럼 키 작은 돈나물이 돗 아난다.
우리 집 대문 옆에도 돈나물이 돗아났지만 나물 취급을 받기보다는 풀 취급을 받아 돈나물은 오월이 다가도록 우리집 밥상에 오르지 못했었다.

오월 끝자락 어느 날 꽃잔디처럼 초록 돌나물이 노란 꽃을 피웠다.
나는 “와, 돌나물에 꽃이 피었네”를 외치며 가까이 다가가 경이롭게 바라보고 사진도 찍었다.
돌나물이 꽃을 피우는 것을 처음 보았다.

돌나물은 ‘돌나물’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다년생 다육식물로 들이나 산 어느 곳에서나 번식하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다.

돌나물을 보면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늘 생각나곤 한다,
아버지는 돌나물이 나오는 때가 되면 돌나물에 초고추장을 넣고 밥을 비벼 맛있게 드시곤 했었다.
우리 형제들은 풀 같은 나물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신기하게 바라볼 뿐 따라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불현듯 그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돌나물 비빔밥이 먹고 싶어졌다.

집 담장 밑에 자란 돌나물을 윗부분만 잘라 조심스럽게 씻어, 밥에 초고추장, 열무김치, 참기름을 넣고 먼저 비비고 맨 나중 연한 돈나물을 넣어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산뜻한 향기로움이 있는 돌나물 비빔밥은 평소 먹었던 비빔밥과는 다른 기분 좋은 생경스런 맛이었다.


돌나물은 무나 미나리를 넣어 물김치를 담아 먹어도 시원하고 맛도 있고, 샐러드 재료로 사용해도 좋다고 한다.
또한 돈나물은 민간요법에서도 긴요하게 사용된다고 한다.
해열, 해독, 간경변 치료, 식욕증진, 독충에 물렸을 때 치료제로 쓰인다고 한다.
하찮은 풀처럼 생각했던 돌나물, 우리집 밥상에도 오르지 못했던 돈나물을 재평가한다.

돈나물 초고추장 비빔밥이 많은 재료를 넣어 만든 그동안에 맛본 비빔밥에 전혀 뒤지기 않게
생경스럽고 맛있었던걸 보면 식욕을 증진한다는 말도 맞는 것 같다.
풀에서 맛있는 나물로 승격되는 순간이다.
돌나물이 풀에서 나물로, 나물뿐 아니라 노란 꽃을 피워, 많은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꽃잔디가 되는 오월의 들녘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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